베어링 진단에서 고조파가 나타나는 이유

베어링 진동 분석에서 고조파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
베어링의 상태를 진단할 때 진동 크기만 확인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진동 스펙트럼을 주파수별로 분석하면 회전속도 성분인 1X, 그 배수 성분인 2X·3X와 함께 특정 결함 주파수의 반복적인 성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본 주파수의 정수배로 나타나는 성분을 일반적으로 고조파(Harmonics)라고 합니다.
고조파는 단순히 “진동이 크다”는 사실보다 기계에서 어떤 형태의 반복적인 가진이나 충격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특히 베어링 결함이 진행되면 결함 부위를 전동체가 반복적으로 통과하면서 충격성 신호가 발생하고, 이 신호가 주파수 스펙트럼에서 기본 결함 주파수와 여러 배수 성분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고조파가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베어링 결함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고조파는 베어링 결함 외에도 정렬불량, 느슨함, 기어 문제, 비선형 접촉, 구조적인 문제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조파는 고장 판정 자체라기보다 여러 진단 정보를 연결해 원인을 좁혀가는 중요한 단서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조파란 무엇인가
고조파는 특정 기본 주파수의 정수배로 나타나는 주파수 성분입니다.
예를 들어 기본 주파수가 20Hz라면 다음과 같은 성분이 고조파가 될 수 있습니다.
- 1X: 20Hz
- 2X: 40Hz
- 3X: 60Hz
- 4X: 80Hz
- 5X: 100Hz
여기서 X는 기준이 되는 주파수를 의미합니다.
회전기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회전속도를 1X로 놓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축이 1,800RPM으로 회전한다면 회전 주파수는 30Hz이므로 1X는 30Hz, 2X는 60Hz, 3X는 90Hz가 됩니다.
하지만 베어링 진단에서는 조금 더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베어링의 결함 주파수인 BPFO, BPFI, BSF, FTF 역시 각각 고유한 주파수를 가지며, 실제 결함이 발생하면 해당 주파수의 배수 성분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2X가 보인다”는 표현과 “BPFI의 2배 성분이 보인다”는 표현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어떤 주파수를 기준으로 한 고조파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베어링 결함에서 고조파가 발생하는 원리
베어링의 내륜이나 외륜에 손상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전동체가 손상된 부위를 통과할 때마다 충격이 발생합니다. 이 충격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기 때문에 시간파형에서는 반복적인 충격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충격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면 FFT를 통해 주파수 영역으로 변환했을 때 반복 주기에 해당하는 기본 결함 주파수와 그 주변의 여러 성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륜에 국부적인 결함이 발생하면 전동체가 해당 위치를 반복적으로 통과하면서 BPFO와 관련된 충격이 발생합니다. 결함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BPFO뿐만 아니라 2×BPFO, 3×BPFO 등의 배수 성분도 관찰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베어링 진단에서는 단순히 가장 높은 피크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패턴을 함께 확인합니다.
- 결함 주파수가 어디에 위치하는가
- 기본 결함 주파수의 배수 성분이 존재하는가
- 회전 주파수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 측대역이 존재하는가
- 시간파형에서 충격성이 확인되는가
- 엔벌로프 스펙트럼에서 동일한 패턴이 나타나는가
- 시간에 따라 진폭이 증가하고 있는가
이러한 정보를 종합해야 진단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베어링 결함별 고조파 특징
베어링의 대표적인 결함 주파수에는 BPFO, BPFI, BSF, FTF가 있습니다.
외륜 결함과 BPFO 고조파
외륜에 국부적인 손상이 발생하면 전동체가 고정된 결함 위치를 반복적으로 지나갑니다.
따라서 일정한 간격으로 충격이 발생하기 쉬우며, 스펙트럼에서 BPFO와 그 배수 성분이 여러 개 나타나는 형태가 관찰될 수 있습니다.
외륜 결함을 의심할 때는 BPFO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패턴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BPFO가 뚜렷하게 나타나는가
- 2×BPFO, 3×BPFO 등의 배수 성분이 존재하는가
- 시간파형에서 반복적인 충격이 확인되는가
- 고주파 엔벌로프 스펙트럼에서도 동일한 주파수가 나타나는가
결함이 진행될수록 관련 성분이 더욱 명확해질 수 있지만, 고조파의 개수나 크기만으로 결함의 심각도를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내륜 결함과 BPFI 고조파
내륜 결함은 외륜 결함과 다른 형태의 신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내륜은 축과 함께 회전하기 때문에 결함 부위가 전동체와 접촉하는 위치가 회전하면서 변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진폭 변조가 발생할 수 있으며, BPFI 주변에 회전 주파수 간격의 측대역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내륜 결함을 의심할 때는 단순히 BPFI의 고조파만 보는 것이 아니라 BPFI 주변의 측대역 구조와 1X와의 관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동체 결함과 BSF 고조파
전동체 자체에 손상이 발생하면 전동체가 자전하면서 결함 부위가 내륜과 외륜을 반복적으로 접촉하게 됩니다.
이때 BSF와 관련된 성분이 나타날 수 있으며, 전동체의 회전과 결함 위치에 따라 복잡한 신호 패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동체 결함은 다른 결함에 비해 진단이 까다로운 경우가 있기 때문에 진동 스펙트럼 하나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엔벌로프 분석과 시간파형, 윤활 상태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조파와 측대역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베어링 진동 분석에서 고조파만 확인하면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 결함 주파수 주변에 일정한 간격으로 작은 피크가 반복된다면 측대역(Sideband)을 확인해야 합니다.
측대역의 간격이 회전 주파수 1X와 일치하는 경우에는 해당 결함 신호가 회전과 관련되어 진폭 변조되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BPFI 주변에 1X 간격으로 측대역이 반복된다면 내륜 결함과 관련된 패턴인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단독으로 결함을 확정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실제 설비의 회전속도와 베어링 사양을 이용해 예상 결함 주파수를 계산하고 측정 결과와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엔벌로프 분석이 고조파 확인에 유용한 이유
베어링의 초기 결함은 일반적인 저주파 진동 스펙트럼에서는 다른 진동 성분에 묻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엔벌로프(Envelope) 분석입니다.
베어링 결함이 발생하면 충격 에너지가 베어링 하우징이나 구조물의 고주파 공진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이 고주파 영역의 신호를 적절하게 처리한 뒤 포락선 정보를 분석하면 베어링 결함 주파수와 그 배수 성분을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베어링 진단에서는 일반 FFT와 엔벌로프 스펙트럼을 서로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엔벌로프 분석의 가치가 커집니다.
- 초기 베어링 결함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
- 일반 FFT에서 결함 주파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 고주파 충격 신호가 관찰되는 경우
- 베어링 결함 주파수와 일치하는 반복 패턴을 확인하려는 경우
고조파가 나타났다고 베어링 교체부터 하면 안 되는 이유
현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실수 중 하나는 스펙트럼에서 이상 성분을 발견하자마자 베어링을 교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동 진단은 “이상 성분이 있다 → 베어링 교체”라는 단순한 구조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제도 고조파 성분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 축 정렬불량
- 기계적 느슨함
- 커플링 문제
- 기어 맞물림 문제
- 구조물의 공진
- 회전체의 불평형
- 베어링 설치 상태 불량
- 윤활 부족 또는 부적절한 윤활
따라서 특정 주파수 성분이 발견되었다면 먼저 그 주파수가 실제 베어링 결함 주파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측정 방향과 시간파형, 엔벌로프 스펙트럼, 운전조건을 함께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윤활 부족도 진동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다
윤활 상태가 나빠지면 베어링 내부의 마찰과 접촉 조건이 변화하면서 진동과 소음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조파가 나타났으니 윤활 부족이 원인”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윤활 부족으로 발생한 이상 신호인지, 이미 궤도면이나 전동체에 손상이 발생한 결과인지 구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이상 진동이 발생했을 때는 다음 항목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사용 중인 그리스 또는 오일의 종류
- 최근 윤활 작업 시점
- 급유량
- 윤활제의 오염 및 열화 상태
- 베어링 운전 온도
- 회전속도와 하중 변화
- 최근 발생한 이상 소음이나 진동
윤활 조건을 정상화했는데도 결함 주파수와 고조파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단순한 윤활 문제를 넘어 베어링 표면 손상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고조파의 변화 추세를 기록하는 방법
베어링 진단에서는 한 번 측정한 결과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가 더욱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설비가 정상적으로 운전되는 시점의 데이터를 기준값으로 확보하고 이후 동일한 조건에서 반복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리할 항목은 다음과 같이 구성할 수 있습니다.
| 관리 항목 | 기록 내용 |
|---|---|
| 설비명 | 모터, 펌프, 팬 등 |
| 베어링 위치 | 구동측, 반대측 등 |
| 회전속도 | RPM |
| 측정 위치 | 수평, 수직, 축 방향 |
| 전체 진동 | RMS 등 |
| 1X | 진폭 및 변화 |
| 베어링 결함 주파수 | BPFO, BPFI, BSF, FTF |
| 고조파 | 2X, 3X 등 배수 성분 |
| 측대역 | 간격 및 변화 |
| 온도 | 베어링 하우징 온도 |
| 윤활 상태 | 급유일, 윤활제 종류 및 상태 |
| 정비 이력 | 정렬, 밸런싱, 베어링 교체 등 |
이렇게 기록해두면 특정 날짜의 스펙트럼만 보고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게 상태 변화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고조파를 분석하는 순서
실제 설비를 점검할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접근하면 효율적입니다.
- 실제 회전속도를 확인합니다.RPM을 기준으로 1X 주파수를 계산합니다.
- 전체 진동 수준을 확인합니다.진동이 평소와 비교해 증가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 1X와 회전 배수 성분을 확인합니다.불평형이나 정렬불량, 느슨함과 같은 회전기계 문제의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 베어링 결함 주파수를 계산합니다.해당 베어링의 형상과 운전속도를 기준으로 BPFO, BPFI, BSF, FTF를 확인합니다.
- 고조파와 측대역을 확인합니다.예상 결함 주파수 주변에 배수 성분이나 1X 간격의 측대역이 나타나는지 살펴봅니다.
- 시간파형과 엔벌로프 분석을 비교합니다.반복적인 충격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합니다.
- 온도와 윤활 상태를 확인합니다.진동 결과와 현장 상태가 서로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 과거 데이터와 비교합니다.같은 설비에서 결함 관련 성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지 확인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단순히 “고조파가 있으니 베어링이 나쁘다”는 식의 성급한 판단을 피할 수 있습니다.
고조파 진단에서 자주 하는 실수
고조파가 보이면 무조건 베어링 결함이라고 판단하는 경우
고조파는 다양한 기계적 문제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파수의 위치와 회전속도와의 관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고조파 개수가 많으면 무조건 심각한 고장이라고 판단하는 경우
고조파의 개수만으로 결함의 심각도를 정량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진폭 변화, 시간파형, 측대역, 엔벌로프 결과, 온도 및 운전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절대 진폭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
센서 종류, 설치 위치, 측정 방향, 운전조건 등에 따라 진동 진폭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일한 조건에서 측정한 과거 데이터와 비교하는 추세 관리가 중요합니다.
윤활만 하면 모든 이상 진동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경우
윤활 부족이 원인이라면 상태가 개선될 수 있지만, 이미 베어링 표면에 피팅이나 박리 등의 손상이 발생했다면 윤활제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손상된 표면이 복구되지는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조파가 나타나면 즉시 설비를 정지해야 하나요?
고조파가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즉시 정지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진동 진폭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거나 베어링 온도 상승, 이상 소음, 심한 충격성 진동 등이 함께 나타난다면 설비의 운전 상태를 즉시 재평가해야 합니다.
반대로 변화가 완만하고 다른 이상 징후가 없다면 추세를 집중적으로 관찰하면서 계획 정비를 준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최종적인 정지 여부는 설비 중요도와 제조사의 허용 기준, 실제 운전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고조파가 없으면 베어링은 정상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초기 결함은 일반적인 진동 스펙트럼에서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센서 설치 상태나 회전속도, 하중, 신호처리 조건에 따라서도 결함 신호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베어링 상태를 판단할 때는 고조파의 유무만으로 정상과 이상을 구분해서는 안 됩니다.
윤활제를 교체했는데도 고조파가 계속 나타납니다. 왜 그런가요?
이미 베어링 궤도면이나 전동체에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윤활 상태가 개선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피팅이나 박리 등의 물리적 손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경우 진동 추세와 결함 주파수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베어링을 분해 검사해야 합니다.
베어링 진단에서 고조파는 중요한 단서다
베어링 진동 스펙트럼에서 나타나는 고조파는 반복적인 충격이나 기계적 비선형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특히 BPFO, BPFI, BSF, FTF와 같은 베어링 결함 주파수와 그 배수 성분을 분석하면 베어링의 어느 부분에서 이상이 발생했는지 추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조파 하나만으로 고장 원인을 확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다음 요소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회전속도와 1X 성분
- 베어링 결함 주파수
- 고조파와 측대역
- 시간파형
- 엔벌로프 스펙트럼
- 진동 측정 방향
- 베어링 온도
- 윤활 상태
- 과거 측정 데이터
- 정비 및 운전 이력
결국 진동 진단의 핵심은 특정 피크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신호가 서로 같은 고장 원인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베어링의 진동 데이터를 꾸준히 기록하고 정상 상태의 기준값을 확보해 둔다면 작은 변화도 빠르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조파는 단순히 스펙트럼에 나타나는 여러 개의 피크가 아니라, 반복되는 기계적 현상을 주파수 영역에서 보여주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따라서 고조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른 진단 기법과 함께 활용한다면 불필요한 베어링 교체를 줄이고, 실제 고장이 커지기 전에 정비 시점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young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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